시행사 사업 접고 건설사 "발동동"
시행사 사업 접고 건설사 "발동동"
  • 황윤태
  • 승인 2007.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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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민간택지 분양원가공개 압박 거세
오는 9월 민간택지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의 분양원가가 공개됨에 따라 택지를 직접 사서 분양을 하는 시행사들이 신규사업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단순도급공사를 주로 하고 있는 건설업체들은 공사물량이 줄게 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특히 대형건설업체들은 단순 도급공사를 선호해 왔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택지마련 대책을 논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그러나 택지를 사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들고 대형 건설업체가 직접 택지 매입에 나설 경우 알박기 등으로 토지매입 비용이 더 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시행사 신규 사업 포기 "속출"31일 시행사 및 건설업체들에 따르면 시행사들은 오는 9월 이후로 넘어가는 신규 사업은 일단 보류시킨 상태다.용인동천지구에서 도시개발사업을 진행중인 K시행사의 경우 분양원가 공개가 현실화되면 시행사들의 수익이 없어져 사업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용인동천지구에서 2500가구 정도를 분양할 예정인 이 회사는 2월 초중순 경 용인시에 사업승인 신청을 해 분양원가 공개를 피할 계획이다.그러나 올해 계획된 신규사업 2건은 보류시키기로 잠정 결정했다.이 관계자는 "택지를 매입하는데 몇천억씩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시장상황(분양가 상승)이 좋아 리스크를 커버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져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또 올해 신규 사업은 예정돼 있지 않은 시행사들도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만전을 다할 방침이다.S시행사는 "오는 9월 분양원가 공개가 시행되면 7개 항목을 공개해야 해 도시개발사업 등 택지를 사야하는 사업은 힘들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 관계자는 "현재 자본금이 3억원 이상이면 주택사업면허를 받아 사업을 할 수 있어 시행사가 많아지고 있지만 앞으로 시행사가 대폭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대형건설업체 택지매입 "난항" 예고9월부터 민간택지의 분양원가가 공개되면 자체사업 비중이 높은 중소업체들도 사업추진 위축되지만 대형건설업체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대형 메어저업체들은 주로 단순 도급공사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은 적지만 안정적인 사업을 택한 것. 이런 상황에서 택지 공급이 위축되면 도급공사물량이 줄어들게 돼 자체사업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대형건설업체들은 올해 대부분 분양을 단순도급 형태로 계획하고 있다.그러나 시공만 했던 건설업체들이 대안으로 시행·시공 공동사업을 모색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실행이 힘든 상황이다.S건설 관계자는 "자체사업을 할 경우 택지의 70% 정도는 순탄하게 확보할 수 있지만 이후 알박기가 기승을 부려 택지비가 몇배씩 뛰게 된다"며 " 분양성공이 보장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선뜻 시행·시공을 같이 하는 것은 모험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D건설 관계자도 "건설회사가 직접 땅을 매입한다고 해도 지주들의 버티기가 심해지면 택지 매입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되고 이에 따라 분양가도 올라갈 수 밖에 없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 분양수익이 얼마나 남겠냐"며 "기업은 불확실성에 투자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토지수용권 부여 등 대책 마련돼야민간이 토지를 수용하기 위해선 정부차원에서 토지수용권을 민간에게 부여하거나 알박기 등을 근절할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A건설 관계자는 "민간이 택지를 확보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토지를 적정한 가격에 수용할 수 있도록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적정 가격이하로 매입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해줘야 토지매입 비용이 적게 들고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시행사들이 택지를 매입하는 것 보다 이름이 알려진 건설업체가 택지 매입에 나설 경우 땅값 상승은 물론 알박기가 심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이 택지매입팀을 신설해 택지매입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N건설 관계자는 "대부분 단순도급 공사로 올해 계획이 잡혀 있는 상황에서 자체사업 쪽으로 가야한다는 게 대세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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