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원전 생태계 복원, '용두사미'가 되지 않기를
[데스크칼럼] 원전 생태계 복원, '용두사미'가 되지 않기를
  • 이헌규 기자
  • 승인 2022.08.29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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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으로 붕괴 직전까지 몰렸던 국내 원전 생태계의 숨통이 트였다. 한국수력원자력이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4기 건설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이 의미하는 것은 매우 크다.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폐기’를 확인시켜준 것이며, 원전 확대라는 글로벌 추세에 맞춰 한국 원전의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동안 유럽 원전 강국과 경쟁력에서 밀리고, 러시아와 중국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가운데 한국 원전의 경제성과 안전성, 기술력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탈원전 5년 동안 벼랑끝으로 몰렸던 국내 기자재 업체는 물론 시공사들에게는 ‘단비’와 같다. 원전 생태계가 되살아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엘다바 계약을 계기로 향후 한국 원전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체코와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에서 수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여기에 사막에 원전을 지은 경험을 갖춘 나라는 한국 외엔 없어 앞으로 국내 원전 르네상스가 도래될 전망이다. 

주변 국가들의 원전 정책도 대변화가 일고 있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이후 유지해 오던 ‘신규 원전 건설 중단’을 최근 최장 60년인 원전 운전 기간 연장이라는 ‘원전 정책’으로 대전환을 예고했다. 이 같은 원전 정책의 회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값이 급등하면서 전력 부족이 심각해졌기도 하지만 원전만큼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원자력 생태계의 빠른 복원 능력이 필요하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또 다른 정책 시험단계이기도 하다. 시험단계의 첫 과정은 속도전이다. 문재인 정부 5년간 ‘탈원전’을 추진하며 무너진 원전 생태계 등을 윤 대통령 임기 동안 복원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과제가 주어졌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시점, 환경영향평가 절차 등 모든 절차를 빠른 시일내에 소화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과 보다 면밀한 운용과 계획이 필요하다. 자칫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는 우려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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