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례비 강요시 면허 정지·형사 처벌
월례비 강요시 면허 정지·형사 처벌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2.21 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대책' 발표
임금체불 방지·편의시설 확충 등 조치도 포함
▲원희룡 장관이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 대책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원희룡 장관이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 대책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건설타임즈) 김정현 기자= 정부가 건설현장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채용강요, 협박 등에 의한 노조 전임비 및 월례비 수취 등은 형법상 강요·협박·공갈죄를 적용해 즉시 처벌하고, 월례비 강요, 기계장비 공사 점거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사업자 등록 또는 면허 취소 등의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1일 국무회의에서 법무부·고용노동부·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함께 마련한 이 같은 내용의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대책’을 보고했다

이번 대책에는 노측의 부당행위뿐만 아니라 불법하도급과 임금 체불 등 건설사업자 측의 불법행위로부터 건설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도 포함했다.

◇불법행위 점검‧단속 강화

우선 국조실과 국토부 중심으로 공조를 강화해 불법행위를 적극적으로 수사‧단속하기로 했다.

국토부가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총 438명이 월례비를 받았고, 상위 20%(88명)가 평균 9500만원을 수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수취한 1인은 총 2억2000만원(월 평균 약 1700만원)의 월례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건설현장의 조직적 불법행위에 대해 고강도 단속 및 수사를 계속해서 진행한다. 지난 17일 기준 총 400건 1648명을 수사해 63명을 송치(구속 20명)했고, 1535명에 대해 수사 중이다.

고용부는 오는 3월부터 4월까지 건설현장 노사관계 불법행위 및 채용강요에 대한 집중 지도·점검을 진행하는 한편, 직권조사도 강화해 불법행위에 대해 대응한다.

정부는 불법행위 신고 현장에 대한 점검뿐 아니라 관내의 주요 현장에 대한 상시 점검도 실시할 계획이다. 또 민·관 합동으로 현장관계자를 대상으로 불법행위 대응 요령 교육을 실시하고, 정기적인 면담을 통해 불법행위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한다.

공공기관은 조직 내 전담팀을 설치, 민‧형사상 조치를 통해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 및 부당이익 환수 등 선례를 마련한다. LH의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도 2월 중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또 각 공공기관에 현장 내 불법행위 조사‧보고 의무를 부여하고, 1월에 실시했던 공공발주현장 실태조사도 정례화해 소관 건설현장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

대한건설협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등 유관 협회도 협회 내에 익명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손해배상소송에 대한 법률자문을 하는 등 불법행위로 피해를 본 회원사를 지원한다.

노조의 보복을 우려해 신고에 소극적인 회원사의 경우에는 협회가 회원사를 대신해 고발 대행에도 적극 나선다.

원도급사와 감리자 등에게 불법행위 예방‧근절을 위한 관리책임을 부여하는 방안 또한 대책에 포함됐다. 원도급사가 소관 현장 내 하도급사의 피해에 대해 직접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할 경우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원도급사와 감리자에게 불법행위 신고 의무를 부여하고, 특히 타워 크레인 등 원도급사가 직접 계약하는 건설기계는 표준시방서 등을 통해 원도급사에게 엄격한 관리책임을 부여할 계획이다.

◇불법‧부당 행위 차단‧방지

채용강요, 협박 등에 의한 노조 전임비 및 월례비 수취 등은 형법 상 강요‧협박‧공갈죄를 적용해 즉시 처벌한다.

기계장비로 공사현장을 점거하는 경우 '형법' 상 업무방해죄(5년 이하 또는 1500만원 이하) 등을 적용하고, 위법한 쟁의 행위는 '노동조합법'을 적용해 처벌(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한다.

경미한 규제 위반 또는 단순 반복 신고의 경우 유선지도 등을 통해 자발적 시정을 유도한다.

월례비를 주지 않는 경우 발생하는 태업(소위 준법투쟁)의 경우, 관련 안전규정이 산업 재해의 예방이라는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정비한다. 

건설현장의 외국인 불법채용에 대한 고용제한 처분의 악용  소지를 줄이고, 현장의 원활한 인력수급을 위해 처분기간의 합리적 조정 등을 추진한다.

월례비 강요, 기계장비 공사 점거 등의 행위가 적발되면 사업자 등록 또는 면허 취소 등 제재 처분을 내린다. 입법을 통한 보완 조치도 제재·처벌과 병행해 추진할 계획이다.

국가기술자격법 상의 성실·품위유지 의무 규정을 적용해 부당금품을 수수하는 등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건설기계 조종사의 면허를 정지하는 방안도 시행된다.

이번 대책 발표 이후에도 월례비 강요 등 부당금품을 수수할 시에는 해당 조종사에 대한 면허 정지 처분에 착수한다.

불법행위 최초 신고자에게는 신고포상금 등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임금체불 차단·편의시설 확충

불법하도급으로부터 건설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도 실시한다. 공정건설지원센터에 접수된 신고에 대한 신고 포상금제 실시로 신고를 독려하고, 불법하도급 의심 현장(건설산업정보원 조기경보 알람건 등)에 대한 상시 현장 조사를 실시한다.

불법하도급 조기경보 알람 시스템 상의 선별 기준‧요건 등을 개선하고, 적발률과 행정처분율을 제고하는 등 단속 체계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공사대금 연체 문제를 해결해 임금체불도 방지한다. 조달청의 대금지급 시스템을 개선해 지급기일 내 노무비 등 지연지급 시 지급기일의 도래 이전에 대금지급 담당자에게 자동 통보해 기한 내에 지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하고, 전자카드제와 대금지급시스템의 연계를 확대한다.

화장실, 휴게실 등 건설현장의 편의시설 확충하는 등 근로자의 근무환경도 개선한다. 화장실은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근로자 수(남성근로자 30명당 1개·여성근로자 20명당 1개 이상)를 바탕으로 한 설치 기준을 마련한다. 이를 건설근로자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반영했으며, 입법예고를 거쳐 법제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LH 발주 현장에서 시행 중인 건설근로자 편의시설 개선방안(냉‧난방 휴게실 설치, 복지시설 운영비를 공사대금에 반영 등)을 국토부 산하의 전 공공기관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불법사항 적발 시 엄중 처벌할 예정이며, 추가로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각 소관 부처에서 상반기 내 발의할 예정이다. 건설현장 동향을 상시 면밀하게 지켜보면서 대책이 작동하지 않거나, 또는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부분을 발견할 경우 즉시 보완하는 등 강도높은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원희룡 장관은 "현 정부 3대 개혁 과제 중의 하나인 노동개혁의 실현을 위해 건설현장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이번 대책을 통해 건설현장의 불법행위를 뿌리 뽑을 수 있도록 끝까지 범정부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