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획재정부가 제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14개 재무위험기관을 선정, 발표했다. 재무상황평가 점수가 투자적격 등급 미만이거나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기관이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중 한전 및 발전자회사 7곳이 수익성 악화 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는 전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며, 원전관련 공기업들에게 치명타를 입힌 영향이 컸다. 수익성 사업구조가 사라지며 해마다 손실 누적으로 천문학적인 적자가 발생됐다. 한전의 올해 1분기 영업 손실은 7조786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 4조7303억원 규모의 영업 손실이 나온 데 이은 적자 행진이다. 올해 6월까지 회사채 발행 규모도 15조5000억 원까지 불어나면서 2022년 적자 규모만 최대 3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공공기관의 솔선수범”을 외쳤다. 기재부는 ‘재무위험기관 집중관리제도 추진 계획’을 확정하고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6개 발전자회사에 대해 비(非)핵심 자산 매각, 투자 및 사업 정비를 비롯한 경영 효율화 방안을 제출하도록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전의 경우 경영효율화 방안 차원에서 전기공사업체들에 대한 옥죄기 나섰다. 긴급공사 외엔 추가적인 공사 집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한전으로부터 2년마다 체결하는 단가계약(30억원)을 한 전기공사업체의 경우 공사가 완료됐음에도 공사비를 받지 못해 소송까지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한전은 공사비 지급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준공계를 내주지 않기도 하고 있다. 전기공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기술자 등을 보유해야하는 업체들은 공사비를 받지 못해 경영난에 허덕이다 결국 도산위기까지 내몰리게 된다. 결국 근본적인 공기업의 부실화 원인은 개선하지 않은 채 관련업체들에게만 고통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공기업의 ‘방만 경영’이 부실화의 원인이겠지만 혹여 주된 요인이라 한다면 정부 역시 그 책임에서 배제될 순 없다.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는 공기업의 입장에선 이유를 불문하고 실행에 옮겨야 하는 부분이 있다. 막강한 인사권을 거머쥔 그들이 서슬 퍼렇게 지켜보고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제부터라도 공기업은 미래(경영효율화)에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하지 말고,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해 지금 무엇을 할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공기업, 그리고 기업들간 이런 유기적인 관계가 이뤄진다면 윤 정부의 향후 5년은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