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지난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도 한국과 비슷한 1.75%의 금리를 적용하게 된 것이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지만 세계 시장에 미치는 후폭풍은 거세다. 이미 뉴욕증시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6%로 나타나며 4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지난 13일(미 동부시간)에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를 중심으로 전장보다 530.80포인트(4.68%) 급락한 1만809.23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역시 전장보다 876.05포인트(2.79%) 하락한 3만516.74포인트로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1.23포인트(3.88%) 하락한 3749.63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초전에 불과하다. 연준은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고강도 긴축에 나설 예정인데,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5%포인트 이상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남은 회의가 5번인 점을 감안하면 회의때마다 0.5%포인트씩 인상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미국 경제의 침체는 물론 세계 경제가 휘청일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거시경제도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이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경제정책 수장들의 첫 모임에서도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해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지금의 인플레이션을 금리로만 잡을 수 있을까?.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봉쇄, 산유국 증산, 이란제재 등 현재 진행되는 세계적인 불안 요소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선제적 예방이 필요한 때다.
우리나라도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시점에서 공공요금이 꿈틀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천문학적 적자를 덜기 위해 3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서민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사면초과에 직면한 상태다. 더군다나 다음 달부터 가스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다. 특히 가파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가계부채와 기업 조달 비용 급증으로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어 이번 경제전쟁이 예사롭지 않다.
문제는 미 연준이 다음 달에도 빅스텝 또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미 금리 역전이 기정사실화됐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더라도 바로 2주 뒤 미 연준이 빅스텝만 밟으면 미국(2.25%) 금리는 한국(2.00%)을 추월하게 된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중인 미국이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이면서 올해 말로 예상했던 양국 금리 역전 시점이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연준이 다음달에도 자이언트스텝을 밟게 될 경우 금리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보다 높은 금리를 좇아 이동하는 국제 자본의 특성상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출이 불가피하다. 결국 한국에 대한 자본 투자가 줄어들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중대 시험대에 오른 윤석열 정부의 경제팀. 과거 정부와 어떤 차별성을 둔 경제 정책이 나올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