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사양산업인가, 제2의 막(幕)이 오르는가
[데스크 칼럼] 사양산업인가, 제2의 막(幕)이 오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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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1.2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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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있어 건설은 어떤 의미인가? 시간을 되돌려보면 국가경제와 건설은 비례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시작으로 경부고속도로 건설, 중동 오일달러 등이 국가경제의 원동력이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현재 MZ세대에게서 건설의 의미는 ‘비리’이고 ‘부실공사’다. 지난 반 세기 가까이 건설은 사회간접자본시설(SOC)을 추진하면서 각각 잇속을 채우려 입찰담합이 판을 쳤고, 그 결과 부실공사가 초래된 바 있다. 국민은 이런 상황을 보고 아연실색했으며, 정부마저 건설산업을 ‘토건족’, ‘비리온상’ 등으로 비하하며 각종 규제는 물론 국회에선 예산마저 삭감하는 실정이다.

최근엔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서구 화정도 화정아이파크 신축현장 붕괴로 ‘건설’과 ‘부실공사’ 상관관계가 심각히 부각되고 있다. 그간 중대재해처벌법의 모순점을 거론했던 건설업계는 이번 사건으로 ‘묵언수행’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건설업계의 말 못하는 ‘속앓이’가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번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원인 규명 수사결과는 나오진 않았지만, 불법재하도급과 부실시공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그렇다면 부실공사 발생원인이 무엇 때문인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건설업계는 이십여년간 ‘제값 받고 제값 주고 제대로 시공하자’란 슬로건을 내걸며 정부에 터무니없는 예산삭감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의 ‘혈세 낭비’가 지적됐으며, 감사원과 국정감사에선 철저한 예산감사를 통해 건설업계를 옥죘다. 결국 건설업계는 ‘소형차 만들 예산으로 중형차를 요구’하는 정부의 방침에 눈물을 머금고 수주, 시공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혹자는 "애초부터 이런 프로젝트 입찰에 참가하지 않으면 되지 않나?"라고 반문하지만, 실상 건설사들은 “업계의 캐쉬플로우 흐름은 그렇지 않다”고 항변한다.

기업이든 하나의 가정이든 간에 적정한 수입과 지출이란 가장 원초적인 흐름을 간과하면서, 단지 비용논리에 입각한 예산정책 방향을 들이댄다면 또 하나의 과오를 범할 수 밖에 없다. 건설산업에 빗대자면 저가낙찰공사인 경우 기업의 채산성(採算性)을 높이기 위해 주요 자재를 뺀 나머지 잡자재는 저가로 현장에 반입될 수 밖에 없도록 자재업체들을 옥죄기 때문에 결국 건설산업의 악순환 구조가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 정부는 건설사에 올가미를 씌워놓고 무슨 일이 터지면 잡아당길 구실만을 찾고 있다. 건설산업이 사양산업으로 가냐 제2의 막(幕)을 올리냐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국가 경쟁력은 건설산업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작금의 정부 정책이 ‘미온적’일지라도 건설업계의 자정노력이 지속된다면, 건설산업의 제2막은 다시 오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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