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협회장의 특권 의식과 반칙을 사과할 때다
건설협회장의 특권 의식과 반칙을 사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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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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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 대한건설협회장의 월권 행위 논란으로 건설업계에 공분이 번지고 있다. 건설공제조합의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놓고 김 회장의 경영개입이 발단이 됐다. 최영묵 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의 공식임기는 지난 10월 만료됐으나, 후임 이사장 선임까지 직책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 이사장은 지난 6일 사내 전산망을 통해 “경영권의 핵심은 인사권인데 기본적인 경영권마저 침해당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이런 상황이 오기까지 최 이사장이 느끼는 압박은 무척이나 힘들었을 것이라는 주변의 전언이다.

조합 관계자는 “운영위원회가 열릴 때마다 조합의 경영효율화와 경영혁신 등의 이유를 들이대며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막았다”면서 “더군다나 김상수 건설협회장은 운영위원장도 아니고 단지 위원인 자격으로 조합의 경영에 사사건건 개입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의 표명 사건이 건설업계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지만 김상수 회장의 해명은 한마디도 없다.

돌이켜보면 김 회장의 행보는 취임 당시부터 파격적이었다. 임기가 남아있는 건설산업연구원장을 내치고, 협회 상근부회장을 집으로 돌려보냈다가 다시 출근시키는 등 그의 휘두르는 칼날에 쓰러져가는 유능한 장수가 한둘이 아니었다. 이를 두고 주변 주요 인사들은 한결같이 “안하무인, 독선적”이라는 쓴 말을 전하기도 했다.

김 회장의 행보는 주변의 눈살을 찌푸릴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건설협회와 조합이 함께 회원사들에게 공동으로 건설정책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Weekly CEO Brief(이하 WCB)’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비를 일방적으로 조합에 떠넘기려 했다는 게 조합 노조측의 주장이다. 조합 노조측은 성명서를 통해 “‘WCB’사업 참여라는 명분으로 건설협회가 조합을 상대로 불법적 자금지원을 요구했다”며 “부당한 우회지원 방식을 통하는 이 같은 행태는 조합의 운영위원장을 건설협회장이 겸임하며 조합의 의사결정에 개입해 온 것이 때문”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건설협회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설명했지만, 그 사업 추진과정이 3인칭 시점에서 볼 땐 의심 가는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작년 국정감사 때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대한전문건설협회장 및 전문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장 재직시 공제조합 예산을 협회 사업을 위해 악용한 것이 밝혀지면서 관행적으로 이어져오던 협회장의 공제조합 운영위원장 선임을 법적으로 제한했다. 지금도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한 건설협회장의 특권과 반칙에 대한 반성이나 잘못된 상황에 대한 인식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건설업계를 우롱하는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잘못된 협회장의 특권 의식과 반칙 행위를 당장 사과해야 한다. 이번 조합 이사장의 사의 표명 사건으로 다시 한번 건설 유관 단체장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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