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이오 네 탓이오 네 큰 탓이로소이다"
"네 탓이오 네 탓이오 네 큰 탓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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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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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정책 가운데 주요 키워드는 민심을 져버린 부동산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지속하며 땜질처방만을 거듭하며 낙제점을 받았다. 정부가 명운을 걸고 해결해야 할 숙원이자 숙제라는 명분에서 출발한 부동산 정책은 처음엔 선의(善意)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여론에 귀닫고 편법까지 동원하는 '거여(巨與)의 입법독주'만을 지켜봐야 했다.

집값이 폭등하고 전세난이 극심해지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국민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말만 내뱉었다.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세워서라도 만들겠다”, “한번은 겪어야 할 성장통”, “전 정부의 탓” 등으로 마치 영화의 제목처럼 ‘구타유발자들’을 떠오르게 했다. 물론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명분을 토대로 내뱉은 말이긴 하지만 현재 문제점에 대한 근본 원인을 잘못된 정책이 아닌 다른 탓으로 돌리기 급급하다.

카톨릭의 통상미사 때 하는 “내탓이오 내탓이오 내큰탓이로소이다”라는 고백의 기도처럼 잘못된 정책에 대한 반성과 인정만 했어도 됐을 것을, “네탓이오 네탓이오 네큰탓이로소이다”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볼썽사나운 모습만 보인 것이다.

김현미 장관의 후임으로 변창흠 후보자가 차기 국토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변 후보자는 도시계획이나 도시재생 등 주택 공급 정책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는 변창흠 후보자가 장관으로 공식 취임할 경우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변창흠표’ 첫 부동산 대책은 서울 역세권 고밀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서울 시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땅은 이미 수 차례에 걸친 공급대책에 대부분 포함된 만큼 새로운 대안이 나올 지는 의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규제를 풀어 서울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해도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결국 여론 등의 지적을 귀담아 듣지 않고서 정책을 펼치는 과오를 또다시 범할 우려가 있다. 문 대통령은 21대 국회 개원 연설에 “반드시 새로운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진정한 협치는 여당과 야당의 협치가 아닌 정부와 국민간의 소통만이 진정한 협치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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