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아이 젖 주는 식'의 적정공사비 개선은 안돼
'우는 아이 젖 주는 식'의 적정공사비 개선은 안돼
  • 건설타임즈
  • 승인 2019.01.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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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타임즈) 건설타임즈= 언론에 발을 내딛은 지 20여년이 됐다.

처음 언론에 입사하며 출입했던 곳이 대한건설협회라는 조직이다. 1999년 2월 대한건설협회의 수장에 대우건설 장영수 총괄사장이 선출됐었다.

장영수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제값받고 제대로 시공하자"라는 모토로 어려운 건설업계의 여건을 돌파해 나갈 것이라는 취임소감이 건설업계에선 아직까지도 회자((膾炙)되고 있다.

하지만 20여년의 세월이 흘러 지금까지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현재 어구(語句)만 바뀐 '적정공사비' 확보를 요청하는 건설업계의 모습에 이젠 '측은지심(惻隱之心)'까지 든다. 그토록 건설업계의 애절했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공공사를 수행하면서 공사원가에도 못 미치는 정부의 공사비 책정으로 건설업체의 수익성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공공매출액 비중 100%인 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지난 10년간 거의 매년 마이너스 상태이며 갈수록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이 같은 원인은 정부가 제도 또는 관행에 의한 공사비를 삭감한 후 발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업종과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해도 될까 말까 하는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가 불난집에 기름을 끼얹졌다. 건설현장의 프로젝트가 제대로 수행하기까지 걸림돌이 많아졌다는 말이다.

건설산업은 기술력과 가격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수주산업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건설업체의 R&D 투자로 기술력은 어느정도 상향됐지만, 낙찰률은 가격에 얽매이며 10여년 동안 그대로다. 그 결과 지난 10여년간 건설업체의 30% 이상이 매년 적자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건설업체는 적자부분에 따른 경영 리스크를 감소하기 위해 고품질의 시설물 생산보다는 생존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는 고스란히 하도급업체는 물론 자재 및 장비업체, 건설근로자 등을 쥐어짤 수 밖에 없도록 정부가 조장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정부나 발주처는 아랑곳 하지 않고 '제값'을 주지도 않으면서 고품질의 시설물을 요구한다. 예컨대 소형차 판매가격으로 중형차의 품질과 성능을 바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을 건설현장에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이 낙찰률 높은 프로젝트에 대해 '혈세낭비'라는 비판에 대해서 정부가 눈치를 보고 있는 부분도 건설산업을 어렵게 하고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이를 타개할 방법은 없을까.

현재 국가계약법 등 각종 입찰제도를 떠나 각 프로젝트의 타당성 있는 총공사비와 인건비, 자재비에 대한 삭감이 없다면 가능해 진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제도 개선을 할 것이 아니라 이젠 건설업계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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