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산관리 통해 SOC관리 투명성·효율성 높여가야
<기고>자산관리 통해 SOC관리 투명성·효율성 높여가야
  • 온라인 뉴스팀
  • 승인 2015.11.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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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균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건설타임즈) 온라인 뉴스팀 =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내년 국가예산이 논의되는 시기이다. 올해에도 SOC예산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들이 표출됐다.

우선 정부의 2016년 예산요구 현황에 따르면 2015년 대비 SOC예산의 감축을 예고하고, 이에 대한 반론으로 일자리 감소문제와 SOC시설의 노후화로 인한 안전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국정감사에서는 고속도로 유지보수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문제에 대해 대책을 요구하고 도로보수예산의 일부가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된 점 등이 지적됐다.

SOC의 안전과 품질 그리고 예산은 서로 연계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답변하기가 어렵다. 보다 구체적인 답변을 위해서는 SOC가 갖는 기본적인 특성이 모두 고려된 종합적인 분석을 필요로 한다.

먼저 SOC관리의 문제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안전에 대한 내용이다.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의 생명이 관계되기 때문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SOC를 관리하는 기관의 입장에서는 안전사고를 한 건이라도 줄이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예산을 확보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안전이라는 것은 아무리 대비하더라도 불가항력적인 사고는 발생할 수 있다.

예산부처에서는 SOC의 신설과는 달리 유지관리에는 예산을 아무리 투자해도 눈에 띠는 효과를 찾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안전사고의 책임 때문에 관리예산을 무작정 삭감할 수도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상하고 객관적인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위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장 위험하며 위험을 예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반은 피한 것이라는 말이 있다. 안전문제는 수용할 수 있는 것과 절대 수용할 수 없는 것 그리고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 각각에 대해 예산을 고려한 적절한 대책을 세워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SOC에 대한 성과척도가 명확하지 않다. SOC에 대한 성과는 다른 사업에서와 마찬가지로 효과를 최대화하고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로의 경우, 환경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교통을 가능한 한 안전하고 원활하게 소통시키는 것이 도로의 성과로 볼 수 있다. SOC를 관리한다는 것은 SOC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시설물의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공법으로 보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설물의 노후화에 따라서 보수를 필요로 하고 노후화와 보수로 인해 SOC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SOC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가 필요하다.

도로의 경우 성과는 안전과 소통이 될 수 있고 이는 교통사고 건수와 통행속도로 수치화돼 관리되어야 한다. 최고 성과에 비해 현재 어느 정도 성과가 저하됐는가를 평가할 수 있는 성과척도를 수립하고 달성하고자하는 목표를 세워 관리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이러한 척도가 없어 관리부처와 예산부처 사이의 소통이 어렵다. “측정 없이 관리 없고, 관리 없이 발전 없다”는 말처럼 지속적인 성과의 측정과 평가가 이뤄져야 지속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계획이 필요하다. SOC의 특징 중의 하나가 수명이 길다는 점이다. 관리조직이 가시적인 성과나 주어진 예산의 소진에만 초점을 맞추면 장기적으로 비효율이 나타날 수 있다.

도로의 경우, 안전을 강조하면 속도가 늦어지고, 쾌적한 승차감과 속도를 위해 포장을 보수하면 공사하는 과정에 교통사고우려, 공사구간 정체 그리고 폐기물이 발생하게 된다. 도로를 보수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뿐 만 아니라 이용자비용 그리고 환경비용까지 포함해서 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SOC관리예산이 충분하지 않다면 제한된 예산 내에서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전략적인 과정을 거쳐 의사 결정하는 것은 결국 보험회사나 금융권에서 시행하는 자산관리개념과 동일하다. 결국 공학적으로 복잡하고, 장기적인 문제를 경제성분석을 통해 효율적으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의사결정의 경영문제로 풀어내는 것이다.

SOC에 대한 자산관리의 개념은 약 30년 전에 SOC여건이 불리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시작됐으며 2014년 1월 ISO 55000시리즈 국제표준으로 발간됐다.

국내에서도 2008년 국가회계기준이 현금주의 단식부기에서 발생주의 복식부기로 변경되었고 2013년부터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자산을 평가하기로 돼 있어 자산관리의 기반은 마련됐다.

SOC의 예산에 대한 다양한 질문에 보다 구체적인 답변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도 자산관리를 통해 SOC관리의 투명성을 높여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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