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국가산단에 대한 긴급진단 종합대책 마련해야
<논단>국가산단에 대한 긴급진단 종합대책 마련해야
  • 온라인 뉴스팀
  • 승인 2014.05.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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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재/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건설타임즈) 온라인 뉴스팀 = 최근 울산 온산공단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원유탱크가 훼손돼 약 14만 배럴의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수산단에서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딱 두 달 만이며, 여수 유출량(정부 추산 754㎘)의 약 20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대규모 기름유출이 환경과 주민들에 대한 피해로 연결되지 않은 것은 정말 행운이라 할 만하다.

이제라도 정부는 사고 현장에 대한 철저한 관리로 추가적인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방제인력과 주민들이 유증기 등에 의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건강에 대한 조사와 회복을 위한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국립환경과학원 등은 뒷북 조사로 때를 놓치지 말고, 관련자들의 건강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현장과 주변공장지역의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지하수를 통한 해양 오염의 가능성에 대비하고, 기름에 오염된 수천평방 미터의 토양을 복원하는 일을 준비해야 한다. 나아가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히 원인을 조사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부는 울산 사고현장에 대한 수습만이 아니라, 화약고가 된 국가산단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2년 사이 울산을 비롯해 구미, 화성, 청주, 여수 등 전국에서 반복적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특히 조성한지 30-40년이 지난 노후화된 시설과 장비들 때문에 대형 사고가 구조화된 측면이 있으니,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사고는 운 좋게 기름 유출에 그쳤지만, 유증기의 폭발까지 이어지는 대참사가 가능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처럼 울산, 거제, 여수, 대산, 평택, 인천 등지에 있는 대규모 원유 및 화학물질 저장시설의 사고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는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구비해야 한다.

산단의 기업들도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현재의 산단 사고는 기업들의 무책임과 안전 불감증에 큰 원인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번 사고를 기회로 삼아 자신들의 태도를 되돌아봐야 하며, 안전을 위한 투자를 게을리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이번 사고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환경규제와 제도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사회의 안전의식과 이를 제도화한 것이야 말로 환경사고를 막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지키는 안전벨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정부가 강행하는 규제완화 흐름은 환경 분야에서는 훨씬 조심스럽게 다뤄져야하며, 사회가 오랜 논의를 통해 이뤄낸 합의를 훼손하지 않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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