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우선협상자 선정 후 남은 과제는…
금호그룹 우선협상자 선정 후 남은 과제는…
  • 이헌규, 황윤태
  • 승인 2006.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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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승계 및 임금협상 등 진통 예고, 이자비용 年5900억 계열사 경영난 우려
금호아시나그룹이 지난 22일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또 예비입찰대상자는 프라임산업으로 결정됐다.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캠코측에서 올린 대우건설 우선협상자 선정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정밀실사를 거쳐 캠코와 8월중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우건설 인수 후 남은 과제도 많다.기업이미지(CI), 브랜드이미지(BI) 변경과 대우건설 고위급 간부들의 물갈이 등이 이뤄질 전망이며 과도한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 처리 문제로 갈 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우선 대우건설과 금호건설을 합병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한지붕 두 살림=금호그룹이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자로 결정되면서 사실상 대우건설을 차지하게 됐다.금호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과 금호건설은 합쳐지지 않고 별도 법인으로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양사가 합치는 것보다 상호 협력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수 후 합병까지 2년이 경과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계열사 형태로 갈지는 미지수다. 이는 두 개의 기업이미지(CI)․브랜드이미지(BI)보다 새로운 하나의 이미지로 마케팅 전략을 세워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이 효과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금호그룹은 캠코와 본계약을 체결하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10위권 안에 드는 두개의 건설회사를 거느리게 된다.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2위인 대우건설은 올해 턴키.대안 공사 수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5월1일 현재 4326억1400만원을 수주해 1위로 올라섰다. 시공능력평가순위 9위를 기록한 금호건설도 올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5월1일 현재 3370억7400만원을 수주해 삼성건설 다음인 3위를 달리고 있다.금호건설은 최근 1983년 중단했던 해외건설 사업을 20여년만에 재개하면서 대우건설의 강점인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경우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금호․대우건설 의견충돌 불가피=건설업계는 두 회사가 합병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더라도 조직적인 면에서 인사교환이나 과장급 이상의 고용승계가 문제 될 것으로 내다봤다.S건설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두개의 건설회사를 갖게 되지만 대우건설과 금호건설 당사자들은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이와 관련 대우건설 A모 부장은 “금호그룹이 다른 그룹사보다 임금이 현저히 낮아 향후 임금조정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과장급 이상 임직원들은 자리보존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금호건설 B모 부장도 “이번 인수건이 오너의 전략이라 어쩔수 없이 함구하고 있지만 그룹내에서 상대적으로 더 나은 계열사와 경쟁을 하게 되다 보니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건설업계는 또 이번 인수에 대해 과열경쟁, 언론플레이, 인수가격 거품 등으로 M&A시장을 혼탁하게 했다고 지적했다.◆금호 계열사 ‘속앓이’=금호그룹이 마련한 6조6000억원의 인수금액에 대해 향후 발생될 이자비용으로 계열사 동반 부실이 우려되고 있다. 대우건설 인수과정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문사인 JP모건을 중심으로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연기금을 끌어들였고 미래에셋, KTB네트워크, 메릴린치, 국민은행, 대우증권 등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금호측은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금융권 회사의 출자금을 밝히지 않고 있다.그러나 만약 금융권의 출자금이 적을 경우 금호그룹이 적정지분(일반적으로 51%) 확보를 위해 계열사를 담보로 많은 자금을 대출을 받았다면 이 대출금에 대한 향후 이자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그룹 계열사로 전가될 전망이다.현재 은행금리가 연평균 8~9%로 인수금액(6조6000억원)의 이자비용만 5300억~5900억원에 달해 이 이자비용 처리가 고스란히 금호그룹의 계열사로 전가돼 대차대조표상 손실로 잡힐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D건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수익발생률은 평균 10% 내외로 발생 된다”며 “금호그룹컨소시엄에서 금융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이 같은 상황으로 비춰볼 때 자칫 금호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휘청거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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