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기술열전]②폐PET병으로 아스팔트 진화 꿈꾼다
[미래형 기술열전]②폐PET병으로 아스팔트 진화 꿈꾼다
  • 이헌규 기자
  • 승인 2011.03.21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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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아스팔트보다 인장강도·고내구성 갖춰

-低비용·高효율 시너지효과 발생


 
우리나라 도로포장은 약 96%의 가열아스팔트 콘크리트 포장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가열아스팔트 콘크리트 포장에 섞여 사용되는 혼합물은 아스팔트 바인더(골재간 접착력 유지역할)의 노화로 인장강도가 급속히 저하돼 균열, 포트홀, 소성변형 등의 문제점이 발생되고 있다.

이로 인해 도로보수 및 유지관리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한국도로공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고속도로 포장보수를 위해 사용한 예산은 642억원이었다.

1km당 1800만원이 도로보수에 투입됐으며, 오는 2016년이면 한해 도로포장 보수에만 무려 103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유평준 연구위원을 중심으로 가열아스팔트 포장의 장점과 시멘트 콘크리트 포장의 고내구성을 조합한 차세대 복합도로포장시스템(Composite Pavement System : COMPAS)을 개발중이다.

COMPAS 연구의 일환으로 아스팔트 포장보다 훨씬 수명이 길고 내구성이 강한 친환경적인 아스팔트 포장이 가능한 기술이 개발됐다.

버려진 PET 공병을 분쇄해 압출 또는 사출한 단사형 폴리머 섬유인 작은 입자(가루)를 만든 후 여기서 폐플라스틱 섬유를 뽑아내 골재와 함께 섞어 사용할 수 있는 신재료를 개발한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신재료는 일반 아스팔트와 섬유보강(폐플라스틱 재활용) 아스팔트간 외부 교통하중 등 다양한 비교실험을 거쳐 진행됐다.

◆아스팔트 균열의 원인

아스팔트 포장재료는 모래, 시멘트, 흙, 자갈 등과 함께 직물형태(부직포 등), 고분자 직조제품, 단사형 또는 망사형 섬유제품 및 스틸 섬유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포장재료는 가열 아스콘 포장의 표층, 중간층, 기층 등에 시공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열 아스팔트 포장 혼합물은 바인더의 노화 및 우수 침투 등으로 인장강도가 급속히 저하돼 틈새가 벌이지는 균열이 시작돼 조기파손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제한적인 기존 혼합물 배합 설계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도로는 미국 AASHTO 가열 아스팔트 포장 단면설계의 교통량 또는 축하중 등을 적용하는데, 이는 실제 현재 도로 운영체계를 감안할 때 매우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반 아스팔트에 반복적으로 외부하중을 가한 결과 포장체 상부층 내 특정부분(최상층 바닥 또는 표면으로부터 3~5cm 아래 지점)이 과다한 응력집중으로 심각한 파손이 발생했다.

결국 아스팔트 바인더의 점착강도 또는 골재간 결합력이 문제인 것이다.

또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도로포장 시 석유계 폴리머 혼입 액상 개질 아스팔트 및 셀룰로스 섬유가 혼입된 골재 입도 조정 혼합물 등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과다한 혼합물 생산비용 증대와 품질관리 등의 어려움이 발생되고 있다.

또 화학적 개질 아스팔트 또는 지오그리드, 지오멤브랜스 등과 같은 중간층 시공에 새로운 공법과 재료 등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성능보증의 어려움과 비용증대 등 문제점이 해결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기연 유평준 연구위원은 “도로 균열 등의 주된 요인을 해결하기 위한 선결과제는 국내 도로포장 설계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는 것”이라며 “특히 아스팔트 포장의 혼합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시험통해 결과 도출

일반 아스팔트 포장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선 아스팔트 혼합물의 바인더 역할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골재간 결합력 등을 통한 인장강도 증대와 고내구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건기연은 섬유보강을 통해 만들어진 아스팔트 포장층을 포함한 ‘복합 포장시스템’의 물리적, 구조적 특징 등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실내에서 혼합물 시편을 제작해 실험했다.

실험은 크리프(Creep) 시험, 간접인장강도, 4점 휨-빔 피로시험 등을 실시했다.

건기연은 우선 ‘복합 포장시스템’에 외부 교통하중을 실시해 응력분산 효과와 변형감소 효과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확인하는 크리프(Creep)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섬유보강 아스팔트 포장체 응력분포의 경우 일반아스팔트 포장체보다 골고루 분포돼 있었으며, 표층 내부의 전단 변형율이 크게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림 1·2)

 
또 이번에 개발된 ‘재생 PET 섬유 아스팔트 혼합물’은 일반 아스팔트 포장에 사용되는 기존 미세섬유 재료보다 ‘섬유형상이 뭉쳐져 있지 않은 것’(볼링현상)을 알 수 있었다.

섬유보강과 무보강 혼합물인 13mm 표층용 밀입도와 기층용 19mm 조립도 간접인장시편에 대해 피로시험도 실시했다.

13mm 표층용 밀입도 간접인장시편에 대한 시험결과 무보강 시편의 경우 약 12000 하중 횟수 이후에 파괴에 도달했다.

반면 시편무게 대비 약 0.4~0.8% 섬유보강 시편은 하중 횟수가 무보강 시편에 비해 약 2~7배까지 지속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19mm 조립도 시편의 경우에서는 무보강 시편이 하중 횟수 약 2000~3000 이후 파괴됐으나, 섬유보강 시편은 약 4~5배까지 하중이 유지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섬유보강 시편이 무보강 시편에 비해 최대 하중도 컸으며, 최대 하중이후 파괴시까지 하중-변위곡선 아래부분의 면적 또한 크게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섬유보강 아스팔트 콘크리트 혼합물의 경우 혼합물 중량의 약 0.1%(1~2그램)를 첨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인성특성이 일반 혼합물에 비해 약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섬유 0.1% 보강 아스팔트 콘크리트 혼합물의 동적 피로파괴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간접인장시험조건에 일정한 하중을 1Hz로 시험한 결과, 섬유합성 시편의 경우 약 200회 하중 횟수 이후 파괴됐으나 일반 혼합물의 경우 100회에 파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점 휨-빔 피로시험에서도 일반 밀입도 혼합물의 경우 2000 싸이클 하중주기 근처에서 이미 파괴됐으나, 섬유보강 혼합물의 경우 약 5배에 달하는 1만싸이클까지도 피로파괴 양상은 보이지 않았다.

유 연구위원은 “동일한 섬유보강 혼합물이라도 골재 배합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모든 혼합물의 인성증가로 하중주기 동안 섬유의 브릿지 효과가 모든 입도에서 발현되는 것을 유추할 수 있었다”며 “PET 섬유보강 아스팔트를 지방도에 시험포장한 결과 시공비 절감은 물론 효과도 매우 뛰어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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