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당장의 수주목표보다 국내 첫 테스트베드에 초점”
[인터뷰]“당장의 수주목표보다 국내 첫 테스트베드에 초점”
  • 이헌규 기자
  • 승인 2011.03.2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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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섭/대림산업 토목사업본부 상무

세계 최초 UHPC(초고성능 콘크리트) 사장교 건설

 
“국내외에서 장대교량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앞으로 특수교량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많은 수주가 이어질 것이다.”

대림산업 토목사업본부 윤태섭(51) 상무는 “우리는 국내 해상특수교량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손색이 없을 정도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국내 현장만도 9곳에 달하는 등 현수교나 사장교에 있어 국내 건설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실적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 상무는 서울대 농공학과를 졸업하고 대림산업에 81년에 입사해 올해로 30년째 특수교량분야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중부고속도로 미호천교를 시작으로 서해대교와 광양대교, 소록대교를 비롯해 오는 2012년 완공 예정인 이순신대교 등 수많은 현장에 그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다.

특히 그의 손길 끝에서 신공법이나 신기술, 장비 등이 개발돼 현장에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해대교 건설 당시 사용됐던 데릭크레인(사장교 상판을 들어올리는 기계)이란 장비로 대림산업만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다.

윤 상무는 “서해대교를 건설할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기술력과 장비는 외국에서 빌려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특히 이 공정에는 데릭크레인이란 장비를 써야 했는데 금액만도 1대당 100만불(한화 12억원)로 4대가 필요했어요. 그런데 환율이 2배가량 상승하게 돼 결국 국내에서 개발하기로 결정했죠.”

이 같은 그의 노력 끝에 저렴하고(1대당 8억원) 가벼운 장비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윤 상무는 ‘IMF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셈이다.

또 현수교로 한창 건설중인 이순신 대교에도 적용중인 케이블 현수교 가설장비도 100% 국산화하며 국내 해상특수교량 건설기술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대림산업의 기술진들이 보유하고 있는 고도의 기술력과 발상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기술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고성능 콘크리트를 활용한 사장교 건설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윤 상무는 “처음엔 회사 내부에서 반대가 굉장했어요. 하지만 장기적인 비전으로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설득한 끝에 도입하게 됐죠., 다른 건설사에선 대림이니까 가능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금까지 그가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이다.

실제 대림산업은 세계 최초로 지난 2009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본관과 신관을 연결하는 보도교를 초고성능 콘크리트를 활용한 사장교 기술을 접목, 직접제작하고 시공해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상태다.

이를 토대로 대림산업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턴키공사로 발주한 여수~고흥간 11개 교량 중 사장교로 짓는 조발대교에 이 기술을 설계에 반영,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윤 상무는 섣부른 기대를 경계했다.

그는 “‘최초’ 또는 ‘처음’이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낯설게 느껴진다”며 “우리회사가 수주했으면 좋겠지만 현 시점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함에도 불구하고 보수적 평가가 우려돼 섣불리 예단하는 것은 안될 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당장의 수주목표보다는 국내 첫 테스트베드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며 “수주 성공시에는 해외진출에 커다란 교두보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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