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기술열전]①“사장교 건설기술 해외수준 넘어섰다”
[미래형 기술열전]①“사장교 건설기술 해외수준 넘어섰다”
  • 이헌규 기자
  • 승인 2011.03.2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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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초고성능 콘크리트 사장교 기술개발

- 200年 버티는 '슈퍼브릿지' 만든다
- 서해대교 4개 건설예산으로 5개 시공가능

우리나라 교량의 80% 이상이 콘크리트로 건설된다. 국내 교량기술도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다.

하지만 인천대교처럼 케이블로 지지하는 장대교량 기술은 외국기술에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이는 설계·시공 난이도가 높아 국내에선 꺼리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10년간 국내외 장대교량 시장규모가 총 150조원에 달하며, 이 중 90%가 사장교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미 프랑스와 미국, 독일, 일본, 호주 등 선진국에서도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분야로 인식하고 ‘초고성능 콘크리트’에 대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핵심은 강도와 무게, 고내구성, 수명을 늘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도 콘크리트 교량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개발하는 ‘슈퍼브릿지 200’을 선정, 고유사업을 추진 중이다.

▲ 국내 순수기술로 개발된 세계 최초로 초고성능 콘크리트 사장교 기술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본관과 신관을 잇는 보도교에 건설된 모습.
◆유리섬유, 강섬유가 핵심 기술

‘슈퍼브릿지 200’ 프로젝트는 첨단재료 기술과 장대교량 기술의 융합을 통한 세계 최고 수준의 사장교 기술을 확보해 장대교량 공사비와 유지관리비를 20% 절감하고 기존의 콘크리트 수명인 50~100년을 200년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건기연 김병석 선임연구원을 중심으로 지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슈퍼브릿지 200’의 성과물이 도출됐다.

콘크리트 교량 내구성 증진을 위해 압축강도 200Mpa(메가파스칼)에 이르는 초고성능 콘크리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압축강도 200Mpa은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콘크리트가 10t을 견딜 수 있는 강도를 말한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초고성능 콘크리트 핵심 기술은 일반콘크리트에 혼합되는 자갈 대신 고운 모래를 사용해 콘크리트 강도를 떨어뜨리는 자갈과 시멘트 사이의 공간을 메워주기 위해 3~13μm의 유리섬유와 강섬유를 섞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를 90도 고온 증기를 이용해 일정기간 동안에 굳히면 초고성능 콘크리트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초고성능 콘크리트는 일반콘크리트보다 5배 이상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해대교를 대상으로 초고성능 콘크리트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사장교를 설계해 경제성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상부 자중이 종전에 비해 각각 20% 이상이 훨씬 가벼워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200~800m 구간에 대한 하이브리드 사장교의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공사비도 20% 정도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서해대교와 같은 교량 4개를 건설할 예산으로 5개를 건설할 수 있다”며 “특히 공사비와 교량수명 연장으로 인한 보수비 절감으로 국가예산을 3600억원 정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 교량 건설 수주시장에서도 국내 엔지니어링 기술과 시공기술이 동반된 기술력과 월등한 가격경쟁력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근없는 교량바닥판

교량에서 콘크리트 바닥판은 차량의 급증에 따라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손꼽는다. 이는 교량바닥판에 쓰이는 콘크리트 강도가 높아져야 교량수명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철근 없는 교량바닥판을 적용하면 무게를 절반으로 줄여 장대교량 건설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건기연은 콘크리트 안에 들어가는 철근을 대신할 가벼운 FRP 소재 구조물인 교량보강공법도 개발했다.

차량 하중에 의한 교량바닥판에 거북등처럼 갈라지는 균열이 가거나 움푹 파이더라도 FRP 위에 타설된 콘크리트만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교량바닥판 균열로 인한 보수비용과 자동차 정체에 따른 사회비용에 대한 절감 효과만도 4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용화 준비 마쳐

초고성능 콘크리트 활용 기술은 프랑스가 선도하고 있다. 프랑스는 ‘한-불 수교 100주년’ 기념으로 재료부터 설계·시공까지 직접 서울 한강 여의도 부근에 ‘선유교’를 건설한 것이다.

그런 가운데 건설기술연구원은 이론과 실물 실험 등을 통해 구조 안전성 확인 절차를 거친 초고성능 콘크리트 기술을 개발, 실용화를 준비를 마쳤다.

지난 2007년 설계를 시작으로 2009년 본관과 신관 사이를 연결하는 초고성능 콘크리트를 활용한 사장교를 시공한 것이다.

이는 세계 최초의 사장교이자 핵심요소 기술이 총 집합된 교량인 것이다.

이를 토대로 건기연은 2009년과 2010년에 장대교량을 설계·시공할 수 있는 핵심기술들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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