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못 갚는 건설사 36%…지방은 더 위험
이자 못 갚는 건설사 36%…지방은 더 위험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3.2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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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지방 한계기업 1년 새 4.4%p 증가
"PF 유동성 충격 유의…조건부 지원 필요"

(건설타임즈) 김정현 기자= 최근 부동산 경기 냉각에 국내 상장 건설사 3곳 중 1곳 이상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기 어려운 한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 중소 건설사의 경우 지난해 건설 경기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대기업과 수도권 건설사에 비해 부실 위험이 더 커진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공개한 '2023년 3월 금융안정상황'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경기 위축, 미분양 주택 누적 등으로 건설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저하되면서 부실 위험이 소폭 증대됐다.

먼저 이자 보상 배율이 1을 밑도는 건설사가 36.1%에 달했으며, 2021년(28.9%)보다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자 보상 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다. 1 미만일 경우 영업 활동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조차 못 갚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동 비율은 149.5%로 2021년 166.8%와 비교해 축소했으며, 1년 내 상환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 부채가 이 기간 현금화 가능한 유동 자산보다 많은 유동성 우려 기업은 18.1%로 전년(2021년·13.3%)보다 확대됐다.

한은이 대기업 307개, 중소기업 1306개 건설사의 지난해 재무 위험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지방 중소 건설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1년 새 4.4%p 오른 16.7%로 나타났다.

한은은 건설경기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 이자비용 부담 등으로 건설기업 내 한계기업 비중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크게 상승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중소 건설사의 경우 재무 비율이 양호하더라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유동성 충격에 크게 휘청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상장 건설사 72개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32개 기업이 PF 대출과 유동화 증권에 대한 채무를 보증하고 있어 우발 채무가 현실화하면 부실 위험이 커질 것으로 우려됐다. 일부 기업은 자기 자본의 2배를 초과하는 PF 채무 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현재 상장 건설사의 전반적인 재무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분양을 통해 자금이 공급돼 최종 청산되는 부동산 PF 특성을 고려할 때 기본적으로 부동산 경기의 연착륙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소 건설기업은 재무비율이 양호하더라도 PF 관련 유동성 충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건설업계의 자구노력이 전제될 경우 조건부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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