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치인에서 기업가로 변신한 ‘박기춘’ 前 의원
[인터뷰] 정치인에서 기업가로 변신한 ‘박기춘’ 前 의원
  • 이헌규 기자
  • 승인 2022.07.11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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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와 진정성 중시” 박기춘 우솔 대표이사

(건설타임즈) 이헌규, 권일구 기자= “‘무신불립(無信不立)’ 이라는 사자성어를 가장 좋아 합니다” 
일을 함에 있어 신뢰와 진정성을 누구보다 중요시하는 사람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주인공. 바로 제17대부터 19대까지 연이어 3선에 당선된 박기춘 전 국회의원, 정계를 은퇴하고 이제는 어엿한 한 회사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인생 제2막의 시나리오를 써 나가고 있다. ‘우솔’은 지난 2017년 5월 1일 설립된 LX하우시스의 특판 대리점이다. 창호 및 유리공사를 주력으로 하는 전문건설회사다. 창립 5년만에 창호사업부분 최우수 대리점 대상을 받은 ‘우솔’.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본사에서 박 대표이사와 사업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 누구보다도 거짓이 없고 털털하고 호탕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만난사람=이헌규 건설부동산부장]

▲박기춘 우솔 대표이사
▲박기춘 우솔 대표이사

박기춘 대표는 정치인으로 살아 온 30여년이 인생의 제1막이라면, ‘우솔’을 통해 새로운 제2막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사업과 정치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하는 박기춘 대표. 품질이 좋은 상품을 잘 포장해 소비자를 설득하고 거기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사업이라면, 정치는 유권자가 상품인 자신을 직접 판단하게 한다는 점. 즉, 둘 다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공통되고,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우솔을 설립한 박 대표는 “재작년 영업성과 및 시공능력 등 종합평가를 통해 LX하우시스 대리점 중 전국에서 1등을 차지해 창호사업부분 대상을 받았다”며 “40여 명의 본사 및 공장직원들이 함께 ‘상생의 길’이라는 사훈 아래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결과다”라고 임직원들에게 공을 넘겼다.

물론, 처음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로 어려움도 많았다. 그는 “아무래도 정치를 오랫동안 하다보니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나를, 정치하는 사람으로 보는 편견 때문에 벽을 깨기 쉽지 않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실제로 클라이언트들은 그가 진정성을 갖고 이 일을 하는 건지 의문을 가졌고, 또 중간에서 소개비 정도나 받겠지 하는 생각으로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이에 박 대표는 지명원을 직접 들고 다니면서 그룹 회장도 만나고 대표도 찾아 가는 등 발품을 팔며 자신을 입증했다.

Q. 5년 만에 이룬 성과. 비결은 무엇인가.

5년이 지난 지금, 박 대표를 바라보는 인식은 180도 달라졌다. 사업에 대한 그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지금은 서로 발주를 하는 상황이라고. 그도 그럴 것이 하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후처리에 자신이 있고, 그 만큼 공사를 양심적으로 하고 있어서다. 

그는 “원래 마진이 적더라도 잘해줘야 한다”며 “내가 투명하게 하면 직원들도 따르게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들은 짧은 기간에 급성장했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며 “이미 사업가로서 트레이닝이 정치판에서 충분히 됐다”고 덧붙였다. 사업가로서 영업대상을 설득하는 것이나, 정치가로서 국민을 설득하는 것은 같은 맥락이라고 부연했다. ‘우솔’에서 그대로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Q. 의원시절 보좌관, 비서관들과 아직도 함께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지.

박 대표는 지금 자신과 함께 적어도 20년 이상은 된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의 도의원 시절부터 국회까지, 실제로 기자가 여쭤보니 지난 2007년부터 길게는 20년, 짧게는 10년을 함께한 분들이 꽤 있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사람에게 믿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뜻으로, 정치나 개인 관계에서 믿음과 의리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사자성어다.

그는 “신뢰하고 서로 진정성을 갖으며 길을 같이 간다고 생각해야지 내 욕심만 내면 안 된다”며 “한 번 맺어진 인연은 끝까지 간다는 것이 나의 신조다.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고 부족함을 채워가며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손잡고 걸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Q. 정치인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박 대표는 최근 세종특별자치시에 국회 세종의사당, 대통령 집무실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명실상부한 행정수도의 위용을 갖추고 있는 모습에 감개무량하다”며 우여곡절 많았던 과거를 회상했다.

당시엔 여론도 분열되고 여의도가 혼란에 빠질 정도의 메가톤급 이슈였다는 것이 그의 제언이다. 하지만, 세종시 신설은 국민과의 약속이었고 당시 집권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당 내 소위 ‘친박계’를 설득해 세종시 법안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자부했다. 당시 박 대표는 야당 수석 부대표를 맡고 있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3선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제대로 된 집권여당을 경험해 보지 못한 점이다. 그래도 당내 전투력하나는 선두였다며 웃어넘기는 그의 모습에서 못내 아쉬운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그는 “4대강, LH합병, 천막당사 등 제1야당 투쟁사에 남을 여러 현장에서 지도부로서 앞장 섰다”며 “살면서 국민을 위해 투쟁하고, 나라가 올곧게 발전하는데 미력하나마 기여할 수 있었다는 것은 죽는 날까지 유권자들께 감사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궁극적인 목표 ‘도시개발’…無에서 有 창조 ‘매력’
국민 위한 것이 진정한 정치…국민의 희망돼야

▲박기춘 우솔 대표이사
▲박기춘 우솔 대표이사

Q. 상임위에 대한 전문성 결여 지적이 많다. 따끔한 조언을 한다면.

여의도 밖에서 정치 후배들을 보자면, 큰 틀에서 말을 하면 말로는 국민 눈높이에 맞춘다고 하지만, 전혀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않고 있다. 어떤 개인 생활에 너무 지나친 사리사욕에 치부하는 경향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공익을 위하고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정치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가는 정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공익이나 국민을 위한 정책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는, 당리당략에 지나치게 집중해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며 책임을 통감했다.

“여의도는 전국민의 민의가 다 모인 작은 섬이다. 이 작은 섬에서 5000만 국민의 내일과 삶의 질이 좌우된다. 가장 넓게 보고, 멀리보고, 많이 봐야하는 곳이 바로 여의도다. 만성적인 여야 간 갈등과 더불어 당내 계파 갈등까지, 국민과 민생이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지 오래인 느낌”이라고 일갈했다.

박 대표는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지만,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는 명언을 되새겨보고 싶다”며 “무엇보다 정치는 국민의 희망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Q. 지역발전을 위해 꾸준히 일 하고 계신데.

박기춘 대표는 고향인 경기도 남양주에서 도의원을 비롯해 다섯 번 당선됐다. 자신의 능력보다도 ‘박기춘’ 이름 석자를 믿고 당선시켜준 지역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 해왔다. 누구보다도 애향심이 강하다. 

그는 “최근 글로벌 트렌드는 환경”이라면서 “73만 남양주시야말로 환경행정의 구현이 절실하다. 이에 얼마 전 남양주시 조례에 의거 ‘남양주시 에코연합회’가 설립됐고, 초대 회장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과거 정치인으로서 남양주 시민으로부터 받은 큰 은혜를 정치적 사심 없이 지역에 대한 봉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갚아드릴 것을 약속했다.

Q. 계획 중인 사업이 있는지.

박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도시개발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디벨로퍼의 세계는 매력 그 자체다. 그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오랜시간 활동하면서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시간이 허락될 때 마다 세계 곳곳에 잘 만들어진 도시들을 견학하고, 공부하고 있다”며 “이 땅에 향후 신설될 신도시는 삶의 질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킬 새로운 대안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에게 있어 현재 이 사업은 과거 아팠던 시간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몸부림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전화위복이 됐다. 흘린 땀 만큼 회사가 성장하고, 임직원들의 삶이 더 윤택해진다는 점에서 또 다른 세상의 감동을 느끼고 있다.

꾸준히 자전거를 타며 체력도 키우고 있는 그는 “30여년 정치 여정을 통해 다져진 친화력과 설득의 기술, 지치지 않은 체력을 바탕으로 사업에 집중해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다”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정리=권일구 기자]


▶ 박기춘 前 의원은 : 철도노조 파업·정부조직법 관철시킨 ‘협상의 달인’

박기춘 ㈜우솔 대표는 중도성향의 수도권 3선 의원 출신. 그는 1956년 경기 남양주 출생으로 풍양초와 광동 중·고, 대진대 행정학과,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고려대 정책대학원 정치학 석사, 경희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를 마쳤다. 중고교 시절에는 배구선수로 활약했으며 고교 졸업 후 농협에 공채로 취직했다가 군복무 후 30대 초반에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13~14대 국회 입법보좌관으로 정치에 첫 발을 내 딛은 후 1995년 제4대 경기도의원에 선출되며 지역 기반을 다졌다. 2004년 남양주을에서 17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그는 초선 시절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여당간사, 법안심사소위원장, 윤리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맡았다. 18대와 19대 들어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대신해 2012년 12월부터 원내대표로 활약했다.

이후 사무총장 등 당내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전략통’으로 평가된다. 또 2013년 철도노조 파업 당시 그의 협상력을 제대로 보여줬으며, 원내대표 시절 험난한 여정 속에서도 ‘정부조직법’을 끝내 관철시킨 것도 특유의 협상력을 보여주며 ‘협상의 달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경기 남양주(56) ▲이민숙씨와 2남 

정리= 권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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