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국토지리정보원의 전유물이 된 공간정보품질관리원
[데스크칼럼] 국토지리정보원의 전유물이 된 공간정보품질관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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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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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말하는 품격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를 빌자면 ‘품격(品格)’이란 품성과 인격을 줄인 단어로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 또 사물 따위에서 느껴지는 품위를 뜻한다.

비싼 명품 제품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남과 다른 탁월함을 갖춘 사람을 품격 있는 사람으로 칭하기도 한다. 이 사람은 자신이 지켜온 신념과 언행 등을 지켜내는 품격을 갖추고 있어, 굳이 내가 가진 것을 떠벌리지 않아도, 알아주길 강요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인정하는 사람이다. 이 같은 사람들이 기관장으로 취임했을 시엔 호평이, 그렇지 않을 시엔 혹평이 이어진다.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측량성과 심사와 공간정보 품질관련 정책 및 연구 개발 등을 추진하는 공간정보품질관리원이 지난 2019년 11월 20일 국토교통부로부터 허가되며, 그 이듬해 1월 1일 개원했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현판식을 올린 공간정보품질관리원은 국토부 소속 국토지리정보원으로부터 기본측량성과 검증기관으로 지정되며, 공공측량 성과심사 등의 업무를 위탁 수행해 오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타 기관처럼 공간정보품질관리원도 지리정보원의 전유물로 전락되고 있는 중이다. 국토부 출신의 남일석 원장이 지난 2021년 10월에 취임했다. 남 원장은 1983년 9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해 철도국 고속철도과, 행복청 기획재정담당관실, 국토지리정보원 국토조사과장, 도시재생경제과장, 충북도 균형건설국장 등을 역임했다. 앞서 부원장 자리에도 국토부 출신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상 4급 이상 공무원은 퇴직 후 3년 동안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공직자 시절 마지막 5년 동안의 업무와 관련성이 있는 공기업·민간기업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민·관 유착을 방지하기 위해 퇴직 공무원의 재취업을 엄격하게 관리하려는 취지다. 물론 남 원장의 경우 지난 2015년 7월에 지리정보원 국토조사과장으로 전보돼 재취업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리정보원으로부터 위탁받아 수행중인 공공측량 성과심사 업무 때문에 원장과 부원장의 자리는 당연히 ‘국토부’라는 각인이 박혀 있는 듯하다. 싫어도 싫다고 내색하지 못하는 그런 입장에 놓여 있는 품질관리원인 것이다.

국토부 퇴직자들 대부분이 결격 사유가 없는 민간 기업·기관으로 이직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프리패스식 허술한 심사로 ‘전관예우’용 재취업은 안된다. 차기 원장부터라도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재현되지 않게 엄격한 심사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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