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페트병, 쓰레기서 의류·화장품병으로 재탄생
폐페트병, 쓰레기서 의류·화장품병으로 재탄생
  • 김유현 기자
  • 승인 2020.06.23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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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12월부터 전국 공동주택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국내재생원료 사용위한 설비 투자·제품 생산 지원도
▲투명 페트병 재생원료로 만든 의류와 가방, 화장품병.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효성TNC-플리츠마마 니트 및 가방, 효성TNC 티셔츠, 티케이케미칼-블랙야크 티셔츠, 화장품용 용기 [사진=환경부]
▲투명 페트병 재생원료로 만든 의류와 가방, 화장품병.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효성TNC-플리츠마마 니트 및 가방, 효성TNC 티셔츠, 티케이케미칼-블랙야크 티셔츠, 화장품용 용기 [사진=환경부]

 

(건설타임즈) 김유현 기자= 쓰레기로 버려졌던 투명 페트병이 의류, 가방, 화장품병 등으로 재탄생했다.

환경부는 국내 기업들과 협업으로 올해 2월부터 실시한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시범사업'으로 수거한 페트병으로 고품질 재활용제품을 생산했다고 23일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그간 폐페트병으로 만들어진 장섬유와 의류는 전량 수입 폐페트병으로 제작됐으며, 수입량은 연 2만2000톤으로 추정된다. 국내 폐페트 생산량 29만톤 중 10%에 불과한 2만8000톤만 고품질로 재활용됐다.

환경당국은 고품질 투명페트병이 배출될 수 있도록 오는 12월에 전국 공동주택(아파트)에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국내 업체들의 고품질 페트 재생원료 사용을 늘리기 위해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을 차등화하는 한편, 각종 지원책도 시행할 계획이다.

당국은 이 같은 정책으로 폐플라스틱 순환경제체제로 전환하는 한편, 4000억원이 넘는 고부가가치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수거한 페트병으로 플리츠마마, 효성티앤씨에서 니트재질 의류 및 가방을 제작했으며, 스파클에서 방문수거한 페트병으로 블랙야크, 코오롱에프앤씨, 티케이케미칼에서 기능성 의류를 생산했다. 스파클은 온라인 주문으로 생수 배송 시 이미 사용한 폐페트병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페트병을 회수해 왔다.

에스엠티케이케미칼은 천안시에서 별도로 배출한 투명페트병을 화장품병으로 만드는 생산공정을 이달부터 시작했다.

옷의 종류와 디자인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 티셔츠 한 벌 생산에 500㎖ 10병 또는 2ℓ 5병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파클 역회수 물량 30톤으로 티셔츠 12만장을 생산이 가능하다.

환경부는 이러한 시범사업 성과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수거-선별-재활용-제품생산 전단계별로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공동주택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을 오는 12월 전국으로 확대 시행한다. 단독주택에선 1년 후인 내년 12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페트병 포장재 재질에 분리배출 방법을 표시해 국민들이 보다 쉽게 분리배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제주도, 천안시 외 지역에서 수거한 투명페트병도 활용할 수 있도록 선별-재활용-재생원료가공-최종제품생산 단계에서도 민관 협업을 확대한다.

오는 7월부터 참여기업 공모 등을 거쳐 민관협업 창구를 구축한다. 고품질 재생원료를 생산하기 위한 시설이 필요하거나, 수입원료를 국내원료로 대체하기 위해 설비를 바꿔야 할 경우 이를 지원할 계획이다.

재생원료 수요창출에 필요한 제도기반도 구축한다. 내년부터 재생원료를 사용하는 제조사에 대해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을 차등화하고 재생원료 품질등급기준을 마련한다.

코카콜라 등 국제적인 기업들은 재생원료 사용 확대를 위한 자체 목표를 선언했다. 최근 에스티로더코리아, 헨켈코리아 등에서는 국내 재생원료로 용기생산에 착수했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페트 재활용시장 추정 규모는 68억달러로 추정되며 재생원료 사용이 확대되면서 오는 2026년엔 125억달러(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에 23만7000톤 정도가 재활용됐는데, 이 중 55% 가량이 부직포, 솜 등 단섬유로 재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시범사업의 성과와 같이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장섬유 재활용으로 10만톤까지 늘릴 경우 약 4200억원 규모의 신규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기 자원순환정책관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재생원료 사용 확대는 선형경제에서 순환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초석으로 이에 대한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국내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순환경제체제로 전환하도록 선제적으로 지원하고 제도개선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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