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바닥론' 낙관은 금물이다
'경기 바닥론' 낙관은 금물이다
  • 건설타임즈
  • 승인 2019.11.18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세계 경제가 내년에 개선돼 3.4% 성장할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 한국 역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0%와 2.3%로 전망했다. 정부측의 '경기바닥론'에 가세한 것이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불확실성이 확대되지만 않는다면, 향후 우리 경기부진이 완만하지만 제한된 범위에서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에서 고용지표는 경기 상황 변화에 뒤따르는 후행 지표로 알려져 있다. 최근 정부는 지난달 고용률·실업률·취업자 수 등 3대 고용지표가 모두 호조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특히 취업자 증가 폭이 인구 증가 폭을 웃돌고 고용률과 실업률이 함께 개선된 것은 17년 만에 처음이라며 자축했다.

하지만 민간연구원에서는 경기가 장기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장기 불황'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올해보다 내년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경기 역시 호조세를 보이기는 힘들다는 이유다.

최근까지 발표되는 경제지표를 보면 정부 측이 기대하는 반등을 예측할 만한 근거가 보이지 않는다. 9월 산업활동 동향에선 생산과 소비가 모두 감소하고 있으며, 수출액 역시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오고 있다. 정부의 발표에 의구심이 생기는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다소 나아지더라도, 여전히 잠재성장률 이하 수준이기 때문에 정부 당국자들이 '내년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섣부르다"라고 지적한다.

지난 9월 경제전망을 발표한 LG경제연구원은 미·중 성장 둔화로 내년 한국 경제가 올해(2.0%)보다 낮은 1.8%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연구원은 "세계경제의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특히 내년에는 수요위축 현상이 투자와 수출에서 소비로 확산되면서 경기하향 곡선이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경제 지표들의 기저효과 등으로 내년 경기가 기술적 반등을 보일 수도 있지만,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기미 조차 없다. 앞서 민간연구원들의 끊임없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간과한 정부는 결국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경험했다. 또다시 '소 귀에 경 읽기' 식으로 민간연구원들의 보고서를 무시하지 말고 정부는 귀 담아 들어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