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30주년 특집Ⅱ] 건설단체장들의 경영기조 ⑤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이상일 회장
[창간30주년 특집Ⅱ] 건설단체장들의 경영기조 ⑤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이상일 회장
  • 이헌규 기자
  • 승인 2016.03.21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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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설비관련법 개정에 선도적 역할
첨단산업으로 변신을 위한 생존경쟁

 

(건설타임즈) 이헌규 기자=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가 기계설비분야의 독립을 위한 선언을 내렸다. 이를 위해 협회는 지난해 명칭을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로 바꿨다.

이는 과거 단순설비에 머물고 있는 대중의 인식개선은 물론 미래 첨단산업으로의 변신을 위한 생존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특히 협회가 기계설비업계의 유일한 싱크탱크로서 기계설비산업 육성 및 발전을 위한 강한 의지를 표방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계설비업은 냉·난방, 급수·급탕, 공기조화, 환기, 가스, 플랜트, 자동제어 등의 설치공사를 통해 건축물과 산업현장에 생명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분야다.

또 토목, 건축공사와 달리 엔지니어링을 기반으로 한 EPC(Engineering(설계), Procurement(조달), Construction(시공))형 건설생산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설계, 시공, 감리·감독, 공정관리 등의 기술 체계가 독립돼 있을 뿐만 아니라 설계서도 분리·작성되기 때문에 시공과정 및 하자발생 시 책임 구분이 명확한 독립된 공사다.

이상일 기계설비건설협회장은 “전체 공사비에서 기계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기계설비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며 “기계설비분야도 고도의 설계 및 시공이 필요한 독립적인 분야로 인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관심이 늘고 있는 건축물의 생애주기비용(LCC)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기계설비의 설계부터 시공, 감리, 준공 후 유지관리까지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에너지 다소비 국가로서 총 에너지의 96%(전체수입액의 33%)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9위(5억5천톤, 2007년)를 기록하고 있다.

건축물이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량 중에서는 냉·난방(55%)과 급탕(16%)등 기계설비 분야가 전체의 71%를, 나머지 29%는 전기 분야가 차지하고 있다. 기계설비 분야에서 사용하는 연간 에너지는 약 30조원 규모에 달한다.

연간 약 30조원에 달하는 기계설비 분야의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기계설비공사가 필수적이며, 이러한 기계설비의 고품질 시공을 위해서는 적정한 설계비와 시공비가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

이 회장은 “문제는 기계설비분야에서 에너지 절감과 관련된 법령이 전무하다”며 “기계설비공사가 업종이 아닌 전문의 한 공종으로 분류돼 건축공사의 하도급으로 참여하는 기계설비공사의 실정상 공사비의 단가가 과도하게 낮게 책정되고 있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또 이 회장은 “건축공사나 전기공사는 예정가격의 70~80%선에서 낙찰되는데 기계설비공사는 55%선에서 낙찰되고 있어 기계설비업계의 손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건축공사는 건축업체가 70~80%선에서 낙찰 받아 직접 공사하고, 전기공사는 건축업체가 전기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형식이 아닌 전기업체가 직접 입찰에 참여해 예정가의 70~80% 선에서 낙찰을 받고 있다.

이처럼 기계설비 공사비가 적다보니 낮은 공사 단가로는 기계설비의 품질을 높이려 해도 한계가 있다. 아울러 값싼 자재로 기계설비가 시공된 건물들은 내부 기능이 저하되고 이에 따른 건물 기능 저하는 곧 에너지 낭비로 귀결된다.

따라서 기계설비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발주자와 직접 계약해 적정공사비를 확보해야만 고품질의 기계설비를 시공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고효율 기계설비를 이용함으로써 에너지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협회는 이에 따라 에너지 절감 및 기계설비의 설계, 시공, 유지관리를 총괄하는 기계설비관련법 개정에 선도적인 역할을 자처하며 관련법 개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전기공사, 정보통신공사, 소방설비공사는 건축공사와 나란히 독립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반면, 기계설비는 독립적인 관련법조차 없다”며 “공사비 비중도 크고 에너지 소비도 많은 기계설비의 현실은 이처럼 너무 대조적이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은 고품질의 기계설비 구현의 걸림돌이 되며 곧 국내 건설산업의 후퇴를 재촉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협회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협회는 올해 기계설비가 에너지 소비주체로서 건설산업의 핵심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주요사업을 재정비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우선 기계설비건설업체와 가스시설시공업체의 시공능력평가 및 공시, 경영상태 평균비율 공표, 조달청(G2B) 경영상태·공사실적 자료연계, 인정기능사 경력증 발급 및 관리, 설비건설업 통계연보 발간 등 정부위탁업무에 집중을 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정부 제도개선 등의 정책지원, 기계설비 표준품셈 제·개정 등의 기술지원, 회원봉사사업, 월간 ‘기계설비’ 발간 등의 홍보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협회는 무엇보다 기계설비업계의 학문분야, 설계분야, 시공분야, 제조분야가 모인 단체인 대한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를 중심으로 기계설비관련법 제정에 힘쓸 것이다”며 “기계설비업이 하나의 독립된 업종으로서의 재탄생을 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뿐만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다각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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